5월인가 6월인가 그랬던거 같습니다.
대구에 볼일 있어서 내려갔다가,
오후 세시쯤에 다시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골초였으므로 역에서 나오자마자 당장 담배부터 꺼내 물었죠.
그때는 요즘보단 금연이 덜 빡세서,
건물 밖에만 나오면 바로 흡연 가능한 시절이었죠.
암튼 한대 물고서 불을 붙이고 있는데,
저 앞에서 웬 노숙자 한명이 저를 향해 똑바로 다가옵니다.
근데 여자였어요. 서른살 좀 넘어보이는...?
엄청 더러웠습니다.
정말 말그대로 까치집 머리에...
가까이 오니까 정말 악취가 정말이지 이건 와....
저보고 말하더군요.
"야, 담배 좀 줘."
정말 맡겨놓은 담배 달라듯 하더군요.
반말도 티꺼웠지만,
괜히 엮이기 싫어서 얼른 한가치 꺼내 바쳤죠.
그런데 안갑니다.
여전히 제 앞에 딱 버티고 길막하고 서 있어요.
'이 여자가 왜 안갈까?'
하며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야 몇개 더줘. 한 다섯개 줘봐"
이러는 겁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잠시 멍때리고 서 있는데,
문득 그 노숙녀 뒤에 남자 노숙자 서너 명이 모여서 이쪽을 실실 웃으면서 보고 있더군요.
십여 미터 정도 뒤에서.
'저 남자 노숙자들 담배 셔틀 중인가?' 하고 생각하는데,
이 노숙녀가 순식간에 제 멱살을 잡더군요.
그리고 소리치더라구요.
"아 담배 내놔~ 담배 내노라고~~"
와 사람들은 쳐다보죠. 역한 냄새는 제 후각을 마비시키고 있죠.
그날 정장 차림이었는데, 흰 와이셔츠에 그녀 손때 묻을것도 걱정되죠.
정말 심정이 복잡하더군요.
그래서 놔달라고 사정했죠. ㅠㅠ
알았다 담배 줄게, 줄테니까 일단 놔달라...
뭐 이런 식으로요...... ㅠㅠ
그런데 안놓고 한사코 버티는 겁니다. 글이 왜케 길어지지....
암튼 저도 슬슬 빡쳐오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나름 무섭게 노려보면서 목소리 깔고,
"아이 (숫자), 일단 놓으라고."
그랬더니 의외로 순순히 놓더라구요.
그래서 담배 다섯 가치 주고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