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5.

이병헌이 최고배우인 이유.txt





이병헌과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2005)에서 프로듀서와 배우로 만났다. 그 때 당시에도 쉬지 않고 꼬치꼬치 너무 많은 질문과 이이디어를 쏟아내는 사람이었다. 그 열정과 체력, 에너지로 놀라울 만큼 영화와 자신의 캐릭터만 생각하는 배우다. 저 또한 영화 인생 중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 그 때다. 음습한 청평의 한 산 속에서 2주 동안 이병헌이 땅에 묻히는 장면을 찍는데 밤마다 비를 쏟아부으며 그 장면을 찍었다.

 늦가을이라 스태프들은 모두 점퍼로 무장을 하고 있었지만 이병헌은 흰 와이셔츠 한 벌로 그 장면을 소화했다. 랩도 몸에 감아보고 별 시도를 다 했지만 결국 소용이 없었다. 스태프들이 '주연배우가 아파서 쓰러지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모두가 힘들었던 현장이었다. 김지운 감독이 원하는 장면이 나와야 했기에 저로서도 '스케줄에 목숨 건 여자'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그 장면은 꼭 해내야 했다. 피디로서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누가 봐도 그만 찍어도 될 상황이 됐어도 이병헌은 계속해서 캐릭터 고민을 했고 모니터링을 하며 아이디어를 냈다. 정말 대단했다. 배우가 가장 덜 힘들어 했달까.

이번 '마스터' 촬영 때도 여전했다. 필리핀 현장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높은 습도와 온도 때문에 한국인들 적응이 힘들었다. 그 더운 날씨에 조명은 늘 켜져 있고 바람 한 점 안통하는 실크 셔츠에 양복 차림으로 촬영에 임해야 했지만 이병헌은 단 한 번도 불평을 말하는 법이 없었다. 그 곳에 있는 누구 한 명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을 정도로 힘든 날씨였지만 이병헌은 오히려 현장의 스태프들을 위로하고 챙기며 촬영에 앞장 섰다. 그 모습을 보며 11년 전 '달콤한 인생' 촬영 때가 리마인드 됐다. '원래 저런 사람이었지' 생각이 들면서 정말 존경심이 들더라.

자신의 캐릭터 외에는 일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듯한 놀라운 집중력이 있다. 현장에서 감독이나 스태프를 대할 때 스타 의식도 없는 훌륭한 태도의 소유자이고 유머와 위트도 넘친다. 제작자로서 언제든 같이 하고 싶은 놀라운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