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

남성이 결혼을 포기하는 추세에 관하여






PEARSON 출판사에 쓰인 제 13판 '문화인류학Cultural Anthropology'저서에 따르면
혼인 제도는 인류학계에 알려진 거의 모든 사회에 존재하는 사회적 관습이며,
거의 공통적으로 '두 남녀의 성Sex과 경제 협력의 결합'의 특성을 가진다고 서술돼있음.

이 말이 무슨말이냐면 혼인은 사회가 공공연하게 두 남녀의 성적 결합을 인정함과 동시에
공동의 재산 소유, 상속, 법적인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음.

20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 경제는 남성의 육체 노동에 크게 의지(농업 및 공업)했고
생산성의 측면에 있어서 여성은 이점이 없었기 때문에 일부 잡무를 제외하고는 산업계에서
여성은 거의 배제된 게 현실.

그 대신 여성에게 주어진 중요한 임무는 가사일과 자녀 양육이었고, 노동자인 남편을 정서적으로
보조해주는 것이었음. 페미니스트 여성은 이것이 역사가 여성들을 탄압해온 과정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일들이 중요하지 않냐하면 결코 그렇지 않음.

자식을 사회에 필요한 구성원으로 키워내고, 끊임없이 일거리가 생기는 집안일을 관리함으로서
남성들의 역량을 노동(돈 벌어오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지원 하는 것을 무가치하고 시간낭비라고
단정 짓는 것은 과거를 현재의 잣대로 평가하는 굉장히 오만한 발상임.

일반적인 회사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적을 담당하는 영업, 개발, 마케팅 팀은 회사의 주력일지 모르겠으나
그 이면에는 회계, 재정을 담당하는 부서, 전산 부서, 업무 지원 부서부터 구내 식당 아줌마, 청소부 등등의
직원들이 각자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주력 부서들이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에 가능한 것임.

혼인도 이와 마찬가지. 남성이 일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여성들의 역할을 하찮은 가사노동으로 치부해서는 안됨.
여성들은 단순히 남성의 성욕처리를 담당하면서 아이들 젖이나 물리는 하찮은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시대적, 자연적, 경제적인 제약과 한계 속에서 최선의 역할 분담을 하고 묵묵히 자신들의 일을 한 것이지.

여하튼 경제적 생산 능력이 남성에게 있는 이상, 거의 모든 문화권의 결혼 풍습에도 일관된 경향이 발견됨.
바로 남성은 하혼(下婚: 자신보다 못한 배우자와 혼인)을 선호하고
여성은 상혼(上婚: 자신보다 나은 배우자와 혼인)을 선호하는 것.

참고로 이는 왕족, 귀족 간 혼인같은 최상류층들의 혼인 문화가 아니라 보편적인 일반 남성, 여성의 경우를 한정함.
이 글을 읽는 대다수의 개붕이들도 결국은 일반 남성이나 여성인 관계로(물론 나도 마찬가지)
왕족 간 결합, 귀족 간 혼인 같은 예외적인 케이스는 제외함.

남성의 하혼 선호 및 여성의 상혼 선호 문화는 20세기 중반까지는 나름 밸런스 맞게 잘 유지됐음.
A급 남성은 B급 여성과 결혼하고, B급 남성은 C급 여성과 결혼하는 식으로 두 남녀가 서로에게
불만없이 안정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음. 각자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됐기에.

하지만 그 풍조가 바뀌기 시작한것은 20세기 후반, 대중문화가 발달하고 여성의 경제 참여율이 활발해지면서임.
21세기가 들어서면서 개인주의가 지배적으로 확산이 되고, 기술 발전의 혁명을 등에 업고 SNS 같은 소셜미디어가
활발해지면서 여성들에게 영향을 주기 시작함.

바로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기준 요구하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임.
이는 대중문화 및 언론이 꾸준하게 '이상적인 남편은~', '이상적인 남성은~', '이상적인 아빠는~'하며
주 시청자인 여성의 입맛에 맞게 사회적 하한선(남자라면 최소 이 정도는 해야 한다.)을 설정하고
그 기준을 조금씩 높여왔기 때문임.

여성의 판타지를 자극하기 위해 만든 극중 연출(낭만적인 프로포즈, 이벤트, 대사)가 어느순간
남성이 사랑하는 여성을 위해 당연히 해줘야하는 것으로 바뀌어버리고, 주입되기 시작한 것임.

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거의 모든 사회적 자원은 파레토 법칙(20:80 법칙)을 따르며 이게 비극의 시작임.

파레토 법칙은 마태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마태복음 25장 29절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임.
한 마디로 소수의 잘난 사람이 대부분의 자원, 사회적 지위, 기회를 독과점한다는 것임.

잘난 소수의 남성들은 여성의 판타지를 충족시킬 여유와 능력이 있지만 대다수의 그저그런 남성들은
이벤트 한 번에 결코 적지 않은 시간, 돈, 노력, 정신력을 소모해야만 함.

그래도 80년대생까지의 남성들은 사회적으로 주입 받은 가치관들이 있기 때문에 여성에게 져주고
여성에게 헌신하는 것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다소 부당하다고 느끼더라도
'남자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하는 마음으로 사회적 압박에 순응하였음.

하지만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남성들은 그럴 여유가 없음. 일단 이 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경제 위기를 겪은 세대고, 안그래도 경쟁이 심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순도 높은 경쟁을
겪으며 자라온 세대임. 게다가 개인주의의 확산, 각종 유희거리를 즐기며 굳이 여성에게
헌신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됨.

물론 90년대 남성들이라고 사랑하는 여성과 인생을 보내고 싶은 욕구가 없는 것은 아닐 것임.
하지만 그걸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큰게 가혹한 현실.

더구나 여성 경제 참여율의 증가로 인해 '좋지만 적은' 양질의 일자리를 두고
여성들과도 경쟁해야 되는 상황에서 일반 남성이 여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줄
능력있는 남성으로 거듭나기 더더욱 어려워진 상황이 돼버렸음.

이걸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부모의 재력인데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남성은
서민 이하 계층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은게 현실.

그러니 남성들이 결혼을 포기하고 연애를 주저하는 것임. 자기는 예쁜 사랑을 하고 싶지만
상대 여성이 요구하는 조건이 너무 높기 때문에 스스로 체념하는 것.

더구나 남성들은 군대에서 위계질서를 겪고, 자신이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을 하게 되며
군대 전역 이후에는 사회의 쓴 맛을 보며(회사, 대학(원), 개인 사업 등) 이 사회에서 내 역량만으로 할 수 있는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됨.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남자들은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면서 지 주제를 깨닫게 된다는 것.

현실이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것을 꾸준히 겪어 온 남성들은 여성들의 판타지를 맞춰주기 위해
자신의 매 순간을 희생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결혼을 안하거나 스스로 못한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게 되는 것.

여성들이 기준을 좀만 낮춰줘도 남성들 입장에서는 부담을 다소 덜어낼 수 있으나
대한민국같이 인구밀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왼쪽을 봐도 남이고, 오른쪽을 봐도 남이기 때문에
개인의 의지 여하를 막론하고 남들과 비교를 안할 수가 없음.

'남들은 다 이 정도 받고 결혼했는데 나는 이만큼만 받고 결혼하면 손해가 아닐까?'
이런 극한의 눈치게임 때문에 여성들 입장에서도 기준을 철회하고 사랑만 믿고 결혼을 하기가
쉽지 않은 입장임. 이 글도 대한민국 여성들이 죄다 속물이라는 말을 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님.

다만, 그런식으로 가치관을 조장한 매스미디어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는 없다고 봄.
일반인들이 1년은 개처럼 일하고 저축해야 갈 수 있는 해외여행을 매스미디어, SNS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것처럼 포장하여 사람들의 헛바람에 펌프질을 하기 때문.

마찬가지로 비싼 문화 생활, 상류 사회를 마치 '어머, 너희들은 이렇게 안 살고 뭐하니?'하는
식으로 퍼뜨리는 건 좋게 말해도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밖에 볼 수가 없음.

그렇다고 해결책은 딱히 보이지 않음. 일본처럼 최소 한 세대는 포기를 하고, 다음 세대에는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임.


3줄 요약

1. 역사시대에 접어든 이래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남성은 하혼(자신보다 못한 배우자를 선호)
   여성은 상혼(자신보다 나은 배우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

2.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매스미디어 및 소셜 미디어 발전, 여성의 경제 참여율 향상 등의 요인으로 상혼을 선호하는
   여성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여성이 남성에게 바라는 하한 기준이 남성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돼버렸음.

3. 지 주제를 아는 남성들은 여성의 터무니 없는 기준을 맞추며
   희생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결혼을 포기하는 것으로 체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