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6.

이 세상 모든 우울증 환자들의 건투를 빕니다.






우울감에 빠져드는 기분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늪.
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우울감 페이스로 말려들게 되면 한없이 끝도 없이
우울감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저 밑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이것이 가장 극심해질 때는
순간 모든 것이 무의미해지고 모든 일에 의미가 없어지고
내가 행동하는 거 자체. 움직이는 거 자체가 힘들어집니다.
(신체적으로 힘들어지는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내가 이 삶을 지탱하는 거 자체가 너무 지옥같고
형벌 같은 느낌마저 들게 됩니다.

그러다가 죽음만이
이 감정을 끝낼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생각까지 미치게 됩니다.

물론 저도 내가 죽으면 슬퍼 아니 충격받을 이들한테 너무 염치가 없어서 생각에만 그치고

정신과 상담과 약물 치료로 인해 많이 나아졌습니다만

<약을 먹으면 말 그대로 우울감이 무뎌집니다
조금 감정에 무덤덤해지는 듯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아마 이 때문에 정신과 약을 먹으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도는 것 같기도)
깊은 우울감이 있는 상태보다야 훨씬 삶이 나아집니다>

저도 그런 상황에 처해봤기 때문에
우울증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우울증에 대해 한 가지는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 게
우울증은 그 사람이 약해 빠져서거나
먹고 살만하니깐 배불러서 그런 생각이나 하는 게 아닙니다.

마치 돌부리에 걸려서 무릎을 다치는 것처럼
어떤 것이(그것이 사람이든 상황이든 뭐든) 트리거가 되어
늪에 빠지는 병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사소한 이유처럼 보일지라도
그로 인한 우울감이 발단이 되어 점점 꼬리를 물며 깊어지는 병이기 때문에
옆에서 보기에는 뭘 그런 걸 가지고 우울증에 걸리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게 문제의 다가 아니라는 점이 우울증의 가장 힘든 점이기도 합니다. 



이 늪에 빠져나오는 방법은
늪에서 누가 밧줄을 건네주지 않는 한 빠져나올 수 없듯이
혼자 이걸 극복하고 빠져나오기에는 너무 힘든 병입니다.

간혹 혼자 만의 의지로 우울증을 극복했다.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라는 분도 계십니다만.
그런 분들의 경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운이 좋으신 분들이거나, 아니면 진정한 우울감을 맛본 게 아니실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