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손꼽혀왔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폭로됐다. 폭로 당사자는 현재 수행비서로 일하고 있는 여성 비서였다.
문화·연예계 유력 인사들의 역대급 성추행 의혹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오는 ‘미투(Me too) 운동’ 속에 거물급 정치인인 안 전 지사의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기고 있다. 안 지사는 공식적으로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혀왔지만 정작 자신을 지척에서 보좌하는 이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왔다는 점에서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JTBC ‘뉴스룸’에 직접 출연한 수행비서 김지은씨는 “저에게 안 지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사이다. ‘너는 네 의견을 비치지 말고 나를 비추는 거울처럼 살아라’라고 말했다. 그래서 늘 나는 안 지사의 뜻에 따라야하는 존재였다. 늘 수긍하고 기분을 맞추고 안 지사의 표정 하나까지 살펴야하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며 성폭행 사실을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6월 이전에는 홍보팀에서 일해왔으며 이후 안 지사 캠프에 있다가 충남도청 수행비서로 오게 됐다. 김씨는 안 지사를 수행하는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 지사는 JTBC측에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씨는 “나는 지사와 합의를 하는 관계가 아니다. 상사이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관계였다.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 위계에 의한 성폭행이었다”고 말했다.
역대급 성폭행이 일어난 뒤 주변에 이를 알렸지만 도움을 받지못했다고도 말했다. 김씨는 “여러번 주변에 SOS를 치려고 했었고, 눈치 챈 선배가 ‘그런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을때 얘기도 했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얘기해주지 않았다”면서 “일할 때 나는 어렵다거나 아니라고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그때 (성폭행에 대해) 아니라고 한 것은 최대한의 방어이자 거절이었고, 이를 안 지사도 알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씨가 안 지사의 일을 폭로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지난 2월25일 성폭행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안 지사가 나를 밤에 불러서 ‘미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나에게 최근의 ‘미투’사태를 보면서 너에게 상처가 되는 걸 알았다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그래서 오늘은 안 그러겠구나 했더니 그날도(2월25일) 그렇게 했다. 사과한 상태에서 또 다시 그랬다는 것이, 여기서, 안 지사에게서 벗어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성변호사들로 역대급 변호인단을 꾸린 김씨는 6일 안 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형사고소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법적공방에 대해 김씨는 “내가 (성폭행의) 증거이고 내 머릿속에 모든 것이 있다. 지사와 있었던 일들을 모두 얘기할 것이다”라며 “국민 여러분들이 나를 좀 지켜달라”고 말했다.